성탄절 행사 단상

나도 예전에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가장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 내가 담임하는 교회의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어르신, 성가대 칸타타까지 한동안 준비했던 성탄축하 행사를 장시간 보고 즐거워했다.
우리 아이들이 각 부서 행사에 참여했음은 물론이고 나도 한 명의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을 더 주목해서 보고 기뻐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그런 모습은 없다.

많은 교회에서 성탄행사를 하던 그 시간에 우리 아이들은 알바를 하고 있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도 마찬가지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즐겁게 노래하는 성탄행사는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촛불 너머로 보던 환상처럼 언감생심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진정 성탄의 소식이 필요한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알바 자리에서 엄지척 사진을 찍어 보내준 아들이 대견하고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