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동기들과의 만남

참 오랜만에 부산대 법학과 89학번 동기들을 만났다.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 없었는데 소수라도 모이자고 총무가 연락해서 4명이 모였다.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니 허용 한도 내에서 모일 수 있는 최대한 인원이 모인 셈이다.

첫 화제는 수도권에서 목회 잘 하고 있던 내가 왜 부산에 내려왔는가였다.
나는 지난 20년간 동기들을 정말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평균 1년에 한 번 쓰러질 만큼 목회에 힘썼다고 했다.
그런데 2017년도 한 고등학교 동창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앞으로 어떤 목회를 할 것인지,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1년간 고민하고 기도하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20년은 옛 학창시절 친구들과 인생 이야기하며, 아이 키우는 이야기하며, 같이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 내려왔다고 했다.

동기들은 내게 물었다.
어떻게 친구들에게 다가갈 것인지, 어려운 친구에겐 어떤 위로를 할 수 있는지.
하는 일이 안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에게는 주식강좌가 더 현실적이지 않냐는 질문도 받았다.
내가 목사이니 성경 이야기를 할 줄로 알았던 모양이다.

나는 비기독교인에게 성경 이야기를 해준 들 귀에 들어오겠냐고 반문했다.
나는 어떻게 사는지 형편을 묻고 그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했다.
자네가 잘못 살아서 그런 게 아니라고, 자네는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좋은 아빠라고, 좋은 남편이라고 인정해 준다고 했다.
그냥 몇 시간이고 같이 시간을 보내준다고 했다.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위해서 기도한다고 했다.
동기들은 진지하게 경청했다.

자연스럽게 공통분모인 옛 추억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테이블 위의 라임티처럼 참 달콤했다.

카페 주인이 직접 담궜다는 라임티 [사진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