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보는 도사’의 이웃

한 때 교계의 이슈가 되었던 관상기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흔히 알고 있는 그 ‘관상’을 말한다.

나는 목사지만 마음 한 편에는 내 관상은 어떤지, 손금은 어떤지 궁금함이 있다.
오늘 해운대 해수욕장 부근에 갔다가 사주관상손금타로점에 눈이 갔다.
앞에는 관상 5000원, 손금 5000원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여러 곳이 있는데 그중 회색빛 긴 머리에 수염을 기른 도사님이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에 한 번 가볼까 하고 가까이 가는데, 도사님이 대뜸 “총각, 이리 와봐”라고 불렀다.

내가 26세에 결혼했으니 30대였다면 좋아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관상을 본다는 양반이 총각이라고 부르면 좋아할 사람과 불신감을 가질 사람 구분도 못한다는 생각에 발걸음 각도를 틀었다.

집에 와서 그 일을 생각하다가 ‘그 도사에게는 누가 예수님을 전할까?’까지 이르렀다.
한국 기독교 분위기에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상종해서는 안될 사람으로 여긴다.
교인이 가더라도 몰래 관상만 보고 나오든가, “예수천당, 불신지옥” 구호를 던지듯 하고 올 것 같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관상은 재미로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재미로 만나선 안되는데 말이다.

예수님의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 의하면 다가가는 사람이 이웃이다.
내 마음에 예수님이 물으시는 것 같다.
“누가 이 도사의 이웃이 되겠느냐?”
내가 그 도사의 이웃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