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은 닷새만에 맑은 하늘을 맞았다.
석탄일로 휴일인데다 기온도 따뜻하니 사람들이 해변에 많이 나왔다.
사람들이 많으면 헛짓하는 사람도 많다.
일단 외국인들은 마스크를 잘 하지 않는다.
얼마전 뉴스에서 야간 해운대 해변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이리저리 몰려 다니는 외국인들 보도를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유독 외국인들이 그냥 다닌다.
그 나라의 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외국인들은 참 꼴불견이다.
아내와 그 뉴스를 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면하지 않고 눈을 쳐다 보며 ‘마스크’라고 소리만 질러도 우리나라 질서를 존중할텐데 저놈들이 한국사람 무서운 줄을 모르고”라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해변에서 아내가 갑자기 가던 길을 틀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외국인 가족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하라고 했다.
주변 사람들도 알아 듣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외국인은 아주 놀란 듯 음료를 마시느라 그랬다며 변명을 늘어놨다.
아내는 돌아서서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백사장에 드문드문 텐트를 친 사람을 봤다.
백사장에 텐트를 치는 것은 불법이고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백사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안내방송 내용이다.
그런데 버젓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먼저 해변파출소로 전화했다.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안내문이 나왔다.
해운대관광안내소에 전화했다.
텐트의 위치를 알려줬더니 조치하겠다고 했다.
어떤 조치가 있는지 텐트를 쳐다 보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나왔다.
“텐트나 가림막을 치는 것은 불법입니다.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계도나 경고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마치 백화점 안내 방송같은 상냥한 말투였다.
게다가 위반 사실이 있고, 경고 방송을 했으면 과태료를 부과해야지, ‘부과될 수도 있다’는 무엇인가?
단속요원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말하면 거의 “왜요?” 수준이다.
단속요원이 사정하듯 텐트를 철거하도록 요구한다.
이러니 질서가 잡힐 수가 없다.
10년쯤 전이던가.
호주에 사는 교민으로부터 민물장어 잡다가 벌금을 낸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장어를 먹지 않으니 민물장어가 팔뚝만한 것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단다.
그 교민은 당연히 물로 뛰어들어 민물장어를 잡았는데, 맛보기도 전에 경찰이 와서 벌금을 부과했단다.
자그마치 20만원 상당.
경찰은 몰랐다고 해도 그건 참작사유가 안된다고 했단다.
그분은 그 후론 한국에서도 장어를 잘 먹지 않는다.
호주의 민물장어들은 지금도 유유히 잘 크고 있다.
이래야 질서가 잡히지.
어차피 질서를 지키는 사람은 그런 규칙이 없더라도 질서를 지킬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고 불편을 감내하며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본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유관기관이 제대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