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대구 엠마오교회 한창수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신앙적 자녀양육에 관한 노래로 유명한 ‘요게벳의 노래’와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의 작사자, 작곡자, 가수가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따로 모임을 할 수 없으니 주일 예배 때 설교를 하고 이후 콘서트 형식의 짧은 간증과 찬양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작곡과 노래를 담당했던 ‘같이 걸어가기(염평안, 조찬미, 임성규)’라는 팀은 나름대로 콘서트를 하거나 교회에서 찬양사역을 했고, 내 아내도 간혹 교회에서 자녀양육 세미나의 강사로 초청되기는 했지만 한 자리에 같이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한 달 쯤 전 같이 걸어가기 팀이 부산에 왔을 때 밤에 같이 커피를 마시고 드라이브를 했을 뿐이다.
나는 같이 걸어가기 팀을 이끄는 염평안 찬양사역자에게 연락을 했고, 6월 13일이 좋겠다고 했다.
6월 13일, 같이 걸어가기 팀은 서울에서 내려왔고, 우리 부부는 부산에서 올라갔다.
주일 예배는 대면과 비대면을 같이 하는 형식이었다.
먼저 찬양팀이 찬양을 하는데, 악기팀과 찬양팀의 대부분이 엠마오교회에서 자란 청소년이란 점이 놀라웠다.
게다가 많은 연습을 통해 찬양 음원과 비슷하게 연주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녀세대가 함께하는 예배가 됐다.
통상의 주일 예배 형식으로 설교까지 진행됐다.
나는 지난 12월 마지막 주일에 엠마오교회에서 설교했던 것과 계절이 바뀌고 다시 설교하게 된 것을 감사하는 인사로 시작했다.
이어 한창수 목사님이 ‘같이 걸어가기’ 팀을 소개했고, 염평안, 조찬미, 임성규 찬양사역자가 준비된 의자에 앉아 찬양을 만들게 된 배경을 소개하고 찬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몇 곡 진행된 후 염평안 찬양사역자가 ‘요게벳의 노래’를 작곡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어려움 중에 아이들을 출산하게 됐는데 ‘성경으로 아들키우기’라는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을 노래로 만들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가사의 내용에 대해선 작사자로부터 직접 자세히 듣자며 내 아내를 무대로 청했다.
아내는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의 내용까지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말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해준 같이 걸어가기 팀에 감사를 표했다.
조찬미 찬양사역자가 ‘요게벳의 노래’와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를 이어 불렀다.
성도들은 유튜브에서 듣던 것과 똑같다며 신기해 했다.
앵콜송으로는 ‘교회’라는 노래로 함께 참된 교회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순서를 다 마쳤을 때, 한 목사님은 성도들이 그 마음을 담아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 찬양을 연습했다며 다같이 부르자고 했다.
한 사람의 찬양사역자로 듣던 노래였는데 특히 엄마들이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라고 간절히 부르는 것이 참 감동적이었다.
이어 노래처럼 ‘이 아이들을 만나 주세요’라며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고, 한 목사님의 축도로 모든 예배를 마쳤다.
시간을 보니 예배를 시작한지 2시간 30분이 지난 1시 30분이었다.
성도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아쉬워 금방 예배당을 떠나지 못했다.
뒤에 걸린 현수막을 잘 만들었다며 서로 이야기하다가, 같이 걸어가기 팀이 “현수막에 교회 이름이 없으니 다른 공연 때 사용해도 될 것 같은데 저희 주시면 안되겠습니까?”라고 해서 현수막은 서울로 가게 됐다.
현수막 떼기 전에 처음으로 작사, 작곡, 노래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을 기념하는 촬영을 했다.
대구의 작은 교회가 성도들, 특히 자녀들 양육으로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이런 예배를 기획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