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팔공산

6월 13일 주일 예배를 마치고 대구 엠마오교회 한창수 목사님이 “이렇게 오신 김에 팔공산 케이블카 한번 타러 가시죠”라고 했다.
사양하는데, “우리도 덕분에 몇 년만에 가려고 합니다”라고 하셔서 따라 나섰다.

예배를 마쳤을 때 대구는 30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몹시 더웠다.
넥타이를 풀고 자켓을 벗었다.
말로만 듣던 대구 경북의 명산이라는 팔공산을 오르게 됐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붐빌 것 같았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별로 붐비지 않았다.
좁은 주차장에도 여유가 있었다.

케이블카라고 해서 20~30명이 타는 크기를 생각했는데, 4명이 등을 대고 앉아 타는 작은 사이즈였다.
케이블카는 낡아 보였으나 해발 800미터까지 오르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본 팔공산 [사진 강신욱]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팔공산이 한 눈에 들어왔고, 흐려서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멀리 대구 시내도 보였다.
왜 팔공산, 팔공산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 목사님 부부 이야기로는 대구의 웬만한 학교 교가에는 다 팔공산이 들어 있다고 한다.

멀리 대구 시내가 희미하게 보인다.
한 목사님 부부와 함께
한 목사님 폰 카메라로 한 번 더 [사진 한창수]
팔공산 자락을 찍는 내 모습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절로 미소가 나온다
나무그늘 아래서 아내와 함께

팔공산 위는 마치 에어컨을 튼 것처럼 선선했다.
에어컨 바람에 비할 수 없이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아주 상쾌했다.
사람들이 왜 팔공산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전망대 뒤로 돌아가니 ‘소원바위’라는 것이 있었다.
크고 넓적한 바위에 동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신기해서 가까이 가서 보니 껌을 씹어 그것으로 동전을 붙인 것들이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중에도 여러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빌기도 했다.

동전이 잔뜩 붙은 소원바위 [사진 강신욱]

자리를 옮겨 흰색 파라솔 아래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파라솔 아래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음식을 시켰는데, 마음 약한 한 목사님이 식당 아줌마가 시키는 대로 해물파전, 회냉면, 플라잉메밀면, 쉐이크까지 풀세트로 주문했다.

전망대 휴게공간, 초록색 숲 사이 흰색 파라솔이 예뻐 보인다.
파라솔 아래 푸짐한 간식

우리 부부도, 한 목사님 부부도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오후 시간을 즐겁게 보낸 것 같다.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휴게실 직원이 파라솔을 하나씩 접기 시작했다.
초여름이라 해가 길어야 하는데 저녁이 심술궂게 더 빨리 온 것 같다.
오랜만에 좋은 분들과 만나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