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집 사장님 문자

매주 화요일이면 오전 11시가 넘어 오는 문자가 있다.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는 천막식 돈가스 집이 영업한다는 문자이다.

처음 돈가스 천막을 보고 별 거부감없이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에서 호떡 집에 자주 들어간 경험 덕분이라 생각한다.
주변엔 아주머니들 뿐이었지만 난 별로 상관없다.

돈가스를 기름에 튀기는 사장님을 보니 반백이 된 머리를 단정하게 가르마를 탄 모습이나 몸에 밴 반듯한 태도가 다른 직장을 퇴직하고 이 일을 새롭게 시작한 것 같았다.
몇 마디 대화를 했는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면 매주 올 때마다 미리 문자를 보내 전화로 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그 후로 매주 문자를 받고 띄엄띄엄 주문을 하고 있다.
10분쯤 후 가면 갖 튀긴 뜨끈뜨근한 돈가스를 받아올 수 있다.

이번 주부터 부산은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 화요일은 비가 많이 와서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문자가 왔다.
장맛비에다 바람도 보통이 아니다.
작년처럼 장마가 길면 이분들은 많이 힘들어지겠다 싶어 짠한 마음에 답문을 보냈다.

이내 답문이 왔다.
누군가 혼자인 것 같은 자신을 기억하고 응원한다는 걸 아는 건 큰 힘이 된다.
나도 약간 그런 입장이라,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며 격려하고픈 마음이 불쑥 들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