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추모 예배 제안

열흘 전 부인상을 당한 고등학교 선배가 고맙다며 오늘 밥을 샀다.
선배는 갑작스런 부탁에 시간을 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뒷정리는 잘 하셨냐고 물으니 오늘 오전에도 마지막으로 유품을 정리했다고 했다.

선배에게 장례나 이후 정리가 복잡하고 내용도 많아 정작 슬퍼해야 할 시간에 제대로 슬퍼할 여유가 없어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불쑥불쑥 생각이 날 것이라 말했다.
선배는 우스개 소리처럼 가사일을 할 때마다 생각이 난다고 했다.
이면에 큰 허전함과 당분간 아물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곧 9월 추석을 맞게 되는데 추모식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선배 가정 세 부녀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배는 그냥 선배 모친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나눠주는 명절 예배 안내지에 따를 계획이라고 했다.
나는 보편적으로 준비된 순서지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첫 추모예식이 될텐데 내가 인도해 줄테니 가족들과 의논하고 알려달라고 했다.
선배는 아주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어쩌면 첫 명절을 맞으며 더 크게 허전함을 느낄 때에 그 가정이 복음으로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