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축도 – 민수기 6:24-26

구약의 네번째 책인 ‘민수기’는 글자대로 ‘백성의 숫자를 기록한 책’이다.
영어로는 ‘Numbers’이다.
제목대로 민수기는 시작하자마자 이스라엘 백성의 숫자를 12지파별로 세어 20세 이상 60세 이하 남자의 수를 603,550명으로 확인했다.(민 1:46)

이 책의 제목은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경’이 정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히브리어 성경의 원래 이름은 ‘광야에서’이다.

광야는 한 사람이 마실 물도 없고, 들짐승이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든 곳이다.
그곳에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그런 광야에서 살아가야 할 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당연히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이 필요할 것이다.
물과 음식이 해결되면 살아갈 만할까?
광야에는 전갈과 도마뱀 등 독이 있는 짐승들이 살고 있다.
도적떼나 다른 민족의 노략질을 당할 수도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물과 음식이 있더라도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란 말이다.

하나님은 백성의 지도자인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전하셨다.
아론과 그 아들들을 통해 백성들을 축복하라고.
말 그대로 아래의 내용대로 복을 빌라고.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민수기 6:24-26)

만약 물이 최우선이었다면 식수탱크를 만들라고 했을 것이고,
만약 식량이 최우선이었다면 식량창고를 만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호와 은혜와 평강이 최우선임을 알려 주셨다.
그리고 그것을 공급해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밝히셨다.

하나님은 의외로 부족하고 연약한 아론과 그 아들들이 축복하도록 하셨다.
아론은 모세가 홀로 시내산에 올라가 하나님을 뵙고 십계명과 율법을 받을 때, 오히려 백성들에게 휘둘려 금송아지 우상을 만든 사람이다.
아론의 아들이었던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이 정한 불이 아닌 다른 불을 사용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셨다.
복은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내 이름으로 그렇게 축복하면, 아무리 연약한 사람의 축복이라 하더라도 “내가 복을 주리라” 약속하셨다.

일반적으로 예배 마지막에 목사가 축도를 한다.
가끔 존경스럽지 않은 목사가 축도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목사는 마치 자기가 복을 내리는 것처럼 신령한 척을 하기도 한다.
그런 축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축복의 통로로 연약한 사람을 선택하셨다는 것을,
복은 복을 내려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이 주신다는 것을,
그리고 하나님은 변함없이 신실하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