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 14년간 담임했던 남서울평촌교회는 1996년 10월 13일 설립됐다.
그래서 10월 둘째 주일을 설립기념주일로 지켰다.
교회의 생일인 셈이다.
올해는 설립 25주년이다.
25주년이란 것이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지만, 25년이란 세월을 돌아볼 때 단순히 아무렇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9월 말부터 그 생각이 몇 번 오갔다.
교회 앞으로 편지를 보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현재는 후임 담임목사님께 더 집중되도록 하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그만뒀다.
올해 10월 둘째 주일인 10일을 앞둔 토요일 밤,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25주년인데 담임을 14년이나 했던 사람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또한 설립 25주년 주일예배를 앞두고 설교 원고를 마무리하며 여러 생각에 잠겨 있을 후임 담임목사님에게 짧은 문자라도 보내야겠다 싶어 그렇게 했다.
방 목사님, 평안하신지요? 내일 예배 준비하느라 바쁘시죠? 내일이 남촌 설립 25주년이네요. 방 목사님이 위임 받으시고, 교회가 안정을 찾는 것 같아 남촌 식구였던 사람으로서 참 기쁩니다. 한 자리에서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을 뿐입니다. 마음 고생이 있겠지만 그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목사님의 마음을 알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현재 비신자 성경공부 두 그룹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부산노회와 협의하며 연말이나 연초에 예배모임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다들 무모하다고 말하는 일을 지지하고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정진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설립 2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강신욱 드림.
이내 후임 목사님으로부터 따뜻한 내용의 답문이 왔다.
이심전심이었던 것 같다.
거리는 많이 떨어져 있지만 2대 담임목사와 3대 담임목사의 교감이 이뤄진 밤이었다.
짧게 문자라도 보내 마음을 표현하길 잘한 것 같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