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들어선 내게 가장 좋은 운동은 빠르게 걷기인 것 같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한두 시간 걷기를 하려고 한다.
온 몸의 근육을 움직이고, 폐활량도 좋아지고, 체중 조절도 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기분 전환도 되니 일석사조이다.
한 시간을 걸으려면 청사포로 내려가 블루라인파크 산책로를 따라 미포까지 갔다가 달맞이 고개를 넘어오는 코스를 선택한다.
두 시간을 걸으려면 청사포에서 미포를 거쳐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동백섬을 반환점으로 사용하고 돌아온다.
어제는 애완견 치노를 데리고 움직였기에 가까운 청사포 등대로 향했다.
등대가 올려다 보이는 자리에서 치노도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찰칵하는 순간 고개를 돌려 버렸다.
7개월이면 사람도 가만히 있지 못할 나이이니.
하늘은 청명하지 않고 구름이 꼈지만 다른 매력이 있었다.
오히려 낙조와 잘 어울렸다.
만약 혼자 왔었다면 한참을 더 보았을 광경이었다.
환호하는 소리가 없어도 자기의 시간에 떠오르고,
세상을 밝히다가 미련없이 자기가 갈 곳으로 사라진다.
자기가 다 감당하려 하지 않고, 덜 감당하지도 않고 딱 분량만큼만 행할 뿐이다.
요즘 자연을 통해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