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사진

셋째가 수능 전날 학교의 공연 연습을 학교보다 훨씬 먼 다른 곳에서 했다.
오후 3시쯤 셋째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빠, 오후 4시 30분쯤 도착하는데 배가 너무 고파요”
“왜? 점심을 안먹었니?”
“연습하느라 중간에 꽈배기만 먹어서 너무 배가 고파요”
“학원 가기 전에 뭐라도 사먹어”
“아빠가 지하철 역까지 좀 내려와 주시면 안돼요?”
“왜?”
“혼자 먹기 좀 그래서요”
“배가 덜 고프구나”
“압빠~~~~”
“알겠다. 시간 맞춰 갈께”

오후 4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점저를 먹는 딸과 보조를 맞추느라 나는 한 끼를 더 먹었다.
“집에 가기 시간이 애매한데…”
“뭐가 애매하냐? 넉넉하구만”
“좀 일찍 가서 몸을 풀어야 한다구요”
“스벅 갈래?”
“예, 좋아요 ㅋㅋ”

스타벅스에서 나는 오늘의커피를, 딸은 라임티를 아이스로 시켰다.
“아빠, 워커가 필요해요”
“왜?”
“공연 의상으로 필요해요. 원래는 하루만 빌리려고 했는데 그냥 사면 좋겠어요”
“그래, 해외직구가 훨씬 싸더라. 같이 골라 보자”
그리곤 30분 넘게 발목 긴 신발만 쳐다 보다가 결국 하나 샀다.

이렇게 시간 쓰고 돈 쓰고 난 후 딸과 사진 한 장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