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들

인제에 있는 첫째가 다음 주에 휴가를 나온단다.
연말까지 두 주간을 나올 수 있다하니 참 감사하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날은 아마 1/4쯤, 나머지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보낼 계획이 알차게 짜여져 있단다.
그러면 된 거지.
맛있는 것과 먹고 싶다는 것 사 먹이고, 같이 하고 싶다는 것 같이 하는 것 외에 딱히 해줄 것이 없다.
하지만 닷새쯤만 보내고 간다하니 벌써부터 서운하다.
나는 떠나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최전방 GP에 들어간 둘째는 연말연시를 거기서 보내야 한다.
오늘 피부가 약한 둘째를 위해 유아용 바디샤워를 준비하고, 어제 셋째가 미리 사놓은 과자에 오리온 초코파이를 사서 우체국에서 박스를 만들어 택배로 보냈다.
그냥 보내려니 허전해서 초코파이 박스에 크게 적혀 있는 한자 ‘情’을 오려서 택배 박스 뚜껑 안쪽에 붙였다.
뚜껑을 열면 ‘情’을 볼 수 있도록.
박스에 빈틈이 없도록 가득 채웠는데 초코파이 하나가 남아 소포를 접수하는 우체국 직원에게 드시라며 줬다.
약간 놀라더니 이내 감사하다고 한다.
직원은 내가 적은 접수용지를 돌려주며 큐알코드로 사전접수를 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情’ 박스를 보내려니 情이 묻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