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일 서울의 동대문 쪽방촌 등대교회에서 오전과 오후 예배에 각각 설교 요청을 받았다.
비신자 사역을 시작하는 나를 위해 1년 전부터 꾸준히 기도하고, 최근 추수감사절 헌금을 낮은울타리 모임장소의 보증금으로 보내주신 교회라 감사히 응했다.
이번 주간 공교롭게도 모임장소 도배와 청소, 장모님께서 편찮으신 일로 다른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할 정도였지만 틈틈이 다른 두 편의 설교를 준비해야만 했다.
분주하게 애쓰는 것처럼 보이는지 셋째가 “아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면 전에 했던 설교를 하세요”라고 할 정도였다.
“아빤 한 번도 같은 원고로 설교한 적 없어. 같은 본문 비슷한 내용이라도 원고는 다시 준비해. 게다가 이번엔 이미 어떤 설교를 할지 고지했기 때문에 완전 새로운 설교를 준비해야 해”
토요일 점심 약속이 있어 일찍 상경해야 하는데 금요일 밤 11시에야 겨우 두 편의 설교원고를 인쇄할 수 있었다.
이제 짐만 싸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토요일 밤에 올리는 영상을 미리 올리려고 그 설교를 가장 먼저 준비했었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
부랴부랴 썸네일을 만들고, 밤 11시 30분에 설교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어릴 때 어머니가 새 옷을 사면 꼭 주일에 처음 입게 하셨다.
며칠 전 새 자켓을 구입했다.
주일은 아니지만 오늘 설교영상을 찍을 때 처음 입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문득 아주 어릴 때 마당이 있고, 철골로 된 종탑이 따로 있어 예배시간이 되면 줄을 당겨 뎅그렁뎅그렁 종을 울렸던 교회를 다니던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