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소파 설치로 가구준비는 일단락 됐다.
이케아에서 주문할 때 “직접 조립하실 겁니까?”라고 묻기에 잠시 망설였더니 “조립 견적 봐드릴까요?” 한다.
“예” 했는데 예상만큼 비싸지 않았다.
안그래도 몸살 직전에서 간당간당하는데 소파까지 하면 드러누울 것 같아 배송과 조립을 같이 주문했다.
오전에 배송된다기에 9시 전부터 가서 기다렸건만 12시30분에 왔다.
그동안 나는 공부방에 분위기용 커튼 달고, 책장 배치와 선반을 달고, 청소와 정리를 했다.
아저씨 두 분이 거실에 가득 차도록 짐을 갖고 왔다.
미리 치워 놓지 않았으면 작업공간이 없을 뻔했다.
“일단 물 한 잔 드십시오”설치한 정수기에서 물 한 잔씩 받아 드렸다.
밝은 음성으로 “고맙습니다”라며 벌컥벌컥 들이키셨다.
식사 때가 가까와 시장하실 것 같아 귤과 스니커즈를 내놓으며 “드시고 하세요” 했더니, 마치고 먹겠다고 했다.
두 분이 작업하는 걸 보니 내가 조립하지 않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의 선택이 연말연시의 건강을 좌우한다.
난 옆에서 비닐 빼주고, 박스 치워주는 역할을 했다.
“저는 그나마 형광등 갈 줄 알았는데 LED로 바뀐 후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이렇게 가구 조립을 척척 잘하시니 부럽습니다”
“저는 형광등도 갈 줄 몰랐는데 이 일 하고선 이렇게 됐습니다”
“이젠 집안 일 많이 도와 주시겠습니다”
“힘들어서 집안 일은 더 안합니다”
“그런가요 ㅎㅎ”
“조립하시는 걸 보니 제가 직접 한다고 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조립을 잘하지 못하게 생겼는지 직원이 조립견적을 뽑아 주더군요”
“예전엔 조립비가 좀 비쌌는데 조립비를 내렸습니다. 실은 그래서 저희가 속이 좀 상합니다”
“아니 왜 조립비를 내린 겁니까?”
“그러면 판매가 더 잘되니까요”
“아… 그런 면이 있군요”
일을 마치신 분들을 향해 물을 한 잔씩 더 드리고 귤과 스니커즈를 내밀었더니 “감사합니다. 몇 개 가지고 가겠습니다”라며 주머니에 챙겨 가셨다.
그러고 보니 빨리 점심식사를 해야 오후 배송과 조립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