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큰 딸이 다정하게 부를 땐 주로 내가 돈을 써야될 때이다.
원래 자녀에게 아빠란 그런 존재 아니던가.
“왜?”
“얼굴에 바르는 것 좀 사주세요”
요즘 딸이 피부 트러블을 겪고 있다.
피부를 보호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솔직히 아내에게도 그런 걸 사준 기억이 없으니 딸이야 오죽하랴.
미안한 마음으로 기꺼이 사주고 싶었다.
“그래, 뭘 사줄까? 얘기해봐”
“#$%^&%(*)_) 앰플”
“뭐라고?”
“#$%^$&*&)*_(*&^% 클렌징 폼”
“뭐라고?”
나한테는 거의 외계어처럼 들렸다.
이펙텀 디 솔루션 앰플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모이스처 클렌징 폼
애터미 더페임 에센스 시스템
결국 딸이 내 폰을 들고 직접 장바구니에 넣은 품목들이다.
한글로 쓰고도 읽기가 어려우니 내가 못알아 듣지.
읽으면서 놀랐고, 결재하면서 더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