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선물 전달

설 연휴를 맞아 사람들이 선물을 들고 이동하는 게 눈에 띈다.
예전에는 중형교회 담임목사로서 나도 선물을 제법 받는 사람이었다.
물론 다시 성도들이나 이웃들과 나눴다.

명절 연휴 시작인데 별일, 아니 선물 볼 일 없다.
오히려 내가 따로 선물을 마트에 가서 샀다.
낮은울타리와 우리집 경비원과 청소미화원 각각 세 분이라 총 여섯 개의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은 하나 전달한 후 찍었다.

얼마전 아파트 경비 용역업체가 교체된 후 경비 아저씨와 제대로 인사한 적이 없다.
전에는 이미 아는 사이라 경비실에 선물 3개를 맡기고 하나씩 나누시라고 했지만, 이번엔 얼굴도 익힐 겸 직접 한 분씩 만나 전달하고 있다.

경비실 문을 두드리고
“안녕하세요, OOO동 OOO호 주민입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설이라 조그만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이 때 마스크를 썼지만 얼굴 표정이 확 달라진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얼마전 새로 오셨지요? 그후로 인사할 기회가 없어서 설이라 인사드립니다”
허리를 굽혀 감사하다고 인사한다.
“근데 몇 동 몇 호시라고요?”
전에는 한 동마다 경비실이 있었지만 요즘은 몇 개 동에 한 명이라 솔직히 예전처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다.
“OOO동 OOO호입니다”
어떤 분은 선물에 볼펜으로 받아 적기도 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약소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선물을 받다가 받지 않게 되자 선물을 받지 못하시는 분들을 더 생각하게 됐다.
이것도 유익이라면 유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