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다른 달보다 이틀이나 사흘 짧지만 더 다이나믹하게 보낸 것 같다.
2월의 시작은 설날 연휴였다.
휴전선에서 근무하던 둘째가 천금같은 휴가를 받아왔지만 코로나가 심하기도 했고, 둘째는 원래 자기 방에 있는 것을 좋아하기부산에 친구가 없기도 하고, 다른 지방의 친구들도 다 입대했기에 집에만 있었다.
우리 둘째는 그렇게 조심하며 지냈건만 같이 휴가를 나온 장병들은 회포를 풀었나 보다.
2월 3일이 복귀일인데 평일이라 표가 있을 줄 알았더니 연휴 바로 다음날이라 표가 없어 집결지인 부대 근처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둘째와 나는 부대에 피해를 줄까 휴게소에서 식사도 하지 않고 화장실만 잠깐 들렀다.
둘째는 심지어 화장실도 가지 않았다.
시외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이유로 그 버스를 다시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병도 봤다.
둘째는 부대내 격리기간 중 동기 장병이 확진되었다고 격리가 길어지고 결국 둘째도 확진되어 2월 내내 격리되어 보냈다.
방에서 혼자 시간 보내기 좋아하는 둘째도 1인실에서 보내는 2주간은 힘들었다고 했다.
둘째가 안쓰러워 매일 둘째를 위해 더 기도하게 되었다.
3일엔 둘째 데려다 주느라 강원도 철원에 갔다가 경기도 안양 처남 집에서 자고,
4일엔 아침에 줌으로 규장 경건회에서 설교하고, 경북 안동으로 가서 동기 이영기 목사님을 만나, 이 목사님이 직접 지은 한옥에서 잤다.
이 때 안동 시골길을 가다가 도로 옆 구조물에 자동차 조수석 쪽을 추돌해 앞 타이어가 터지고 범퍼가 깨져 7일과 8일 이틀간 공장에 넣어야 했다.
9일은 건강악화로 대구에 있는 사촌동생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작년 12월에 입원했던 장모님이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하시는 걸 모셔왔고,
12일은 막내가 다니는 경남 산청 소재 민들레학교 졸업식에 다녀왔다.
환경과 검약한 기독교 공동체를 추구하는 민들레의 졸업식은 아주 인상 깊었다.
14일은 서울광염교회에서 함께 지냈던 목사님의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여 장지인 전북 김제에 가서 하관예배에 참석하여 유가족을 위로했다.
우리 가족이 나그네처럼 서울 생활을 할 때 가족의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분이었다.
16일부터 18일까지는 수련회 설교준비에 전념했고, 19일과 20일에는 경기도 수원 사명의교회 청년부 수련회에서 ‘변화, 만나주심으로부터’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일러주고 싶은 내용이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청년들이 유익하고 신선하게 잘 받았다는 평을 들었다.
25일은 막내의 치과 교정치료 때문에 서울을 다녀왔다.
서울에 있을 때부터 하던 치료이고, 아는 분이라 가격을 아주 저렴하게 해주시기 때문에 부산으로 옮길 수가 없는 사정이 있다.
마지막으로 28일은 학사 일정을 놓친 친구 아들 기숙사 짐을 옮겨주느라 하루 휴가 낸 친구와 함께 조치원에 다녀왔다.
2월에 다녀온 곳이 철원, 안양, 안동, 대구, 산청, 김제, 수원, 서울, 조치원이다.
운전한 나도 고생했고, 차도 고생했다.
하지만 배움도 컸다.
고생없이 배움도 없다는 아주 단순한 교훈을 다시 새긴다.
진행하던 성경공부는 코로나 여파로 건너뛰기도 했지만 계속되고 있고,
작년 하반기부터 띄엄띄엄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를 올해 들어 약속을 올해 들어 두 달만에 겨우 만났고,
고등학교와 대학 후배와 몇 년만에 통화를 하고 기회를 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최근 영적인 방해가 있는 것이 느껴져 더 많은 기도가 요청된다.
설교동영상은 누가복음 영상강론 48부터 56까지 9개를 찍어 올렸고, 구독자의 제보로 지난 영상강론 33이 중간에 끊어진 것을 알게 되어 다시 제작했다.
낮은울타리 홈페이지에 영상포함 40개의 글을 올렸다.
한 달에 한 번 외부설교를 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15개월째 이어져 감사하다.
이건 기도한 사람만 맛볼 수 있는 짜릿한 기적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격려하고 후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후원금이 답지하는 한 달 한 달이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