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남이 제대했다.
원래는 내가 강원도 인제 소재 부대 앞에 가서 데려올 참이었다.
내가 방위로 복무했던 18개월로 짧아졌다지만 현역은 현역이다.
힘든 군생활을 무사히 마친 아들을 부대 앞에서 “정말 수고했다, 장하다”라고 말하며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모든 짐을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즐겨 입던 사복으로 갈아 입히고,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도 사먹으며,
부산까지 내려오는 동안 부자지간에 낄낄거리며
군대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
나는 “하필 이 때 코로나에 걸려 미안하다”라고 하고,
아들은 자가격리 중인 나를 위로하느라 “괜찮아요”를 연발했다.
아들은 시외버스로 서울까지 와서 비행기를 타고 내려왔다.
아내와 막내가 공항으로 마중나갔다.
집으로 와서 씻고 옷을 갈아입은 아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무사히 집에 와있는 아들을 보니 너무 반갑고 기뻤다.
나는 격리기간동안 거의 물만 먹고 있어 얼굴이 엉망이지만
근래에 가장 크게 웃은 것 같다.
장남은 이야기를 아주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다.
장남이 들려 줄 군대 이야기가 기대된다.
얼굴을 맞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