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에 청사포부터 미포를 거쳐 해운대 해변까지 왕복하며 8km 가까운 거리를 1시간 30분 동안 1만 보 이상 걸으며 내 건강을 지키며, 쳐다만 봐도 힐링이 되는 자연을 지으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주일 예배가 오후 4시에 있기에 누릴 수 있는 호강이다.
1만 보에 가까울무렵 문득 고교 친구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더니 오늘도 출근했단다.
중소기업이지만 부장급인데 일요일도 출근하냐고 물었더니 중대재해처벌법 덕분에 안전관리하러 나왔단다.
수고가 많다고, 건강 잘 챙기라고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예전엔 나도 주일에 잘 차려입고 예배당에 시간 맞춰 가서 앉아 예배하고, 봉사하고, 돈 쓰지 않는 걸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라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도 좋지만, 그것 뿐만은 아니다.
법을 준수하며 안전관리하느라 일요일에 쉬지도 못하고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다.
언제 걸려올 지 모르는 응급전화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소방관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다.
어떤 이에겐 신앙의 양심에 따라 점포의 문을 닫고 이득을 포기한 채 영업을 쉬는 것이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거룩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일요일에도 일하는 전기회사 직원, 대중교통 직원 등 누군가의 덕분으로 주일에 예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신의 신앙양심에 따라 성수주일을 하되, 율법처럼 남에게 강요하거나 비판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걸고, 만나서 차를 마시고 밥이라도 먹는 것이 예수님께서 성전을 허물라 하시고 기독교인을 가리켜 성전이라고 하신 뜻을 실천하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