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 순종 = 기다림

주님이 ‘가라’하시면 가고, 주님이 ’서라’하시면 서는 것이 ‘순종’이다.
그런데 주님이 ’가라’하시는지, ’서라’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주님이 동행하시는 걸로 위로를 삼으려는데, 욥의 고백(욥기 23:9)처럼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주님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땐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어떤 약속을 해주셨는지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성경을 의지하고 나를 맡긴다, 아니 나를 던진다고 해야 더 맞는 것 같다.
말씀이 증거라지만 솔직히 다른 사람도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아니다.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나를 던지는 것이 ’믿음’이다.

구체적이고 역동적이라면 차라리 순종하기 쉽겠다.
그러나 무엇을 믿어야 할 지 어디로 가야할 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가 많다.
분명하지 않으니 기다려야 한다.
믿음과 순종의 여정엔 이 ‘기다림’의 시간이 대부분인 것 같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내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답답하고 막연한 시간이다.
기도 중에 “주님, 도대체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왜 아무 것도 하시지 않습니까?”라고 여쭈었더니, “널 빚는 중이다”라고 하셨다.
내 답답함의 원인이 바로 나 자신이며, 주님의 목표는 ‘나의 사역’이 아니라 ‘나 자체’임을 깨닫는다.

그래서 믿음은 순종이고, 순종은 기다림이고, 기다림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