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5년 전 일이다.
결혼 후 약 1년 뒤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명절을 맞아 추모예식을 하는데
가족 서열상 막내였지만 교역자라는 이유로
내가 예배를 인도하게 되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첫 멘트를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진지하게 사도신경을 잘 암송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분명 사람은 여럿인데 내 음성만 들렸다.
물론 내가 인도자였으니 좀 크게 하긴 했다.
그래도 다른 가족의 음성이 좀 들려야 옳다.
신앙고백인데 속으로 하는 건 좀 아니다 싶었다.
예배 후 질문했다.
“왜 사도신경을 하지 않으셨어요?”
“우리 침례교는 사도신경을 하지 않아”
“왜요?”
“사도신경은 66권 성경 안에 있는 내용이 아니잖아”
처가는 신앙배경이 침례교이다.
장인어른은 침례교회의 안수집사(장로교의 장로격)이셨고,
큰 처남은 미국에서 한인 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있다.
당시 신학교에서 아직 배우지 않은 걸 가족에게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