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에 서울 대학로에서 1년 내내 공연된 뮤지컬이 있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약 100년전에 영국에서 천주교로부터 ‘롤라드(중얼거리는 자들, 독버섯}’라는 비아냥을 듣고 끔찍한 핍박을 받으면서도 존 위클리프가 영어로 번역한 성경을 백성들에게 들려주고 읽히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낮은울타리 가족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 낮은울타리 첫 이벤트로 정했다.
낮은울타리 예배 때 가능한 많은 분들이 참석하면 좋겠다고 광고하고 교회 재정으로 티켓을 예매했다.
토요일 저녁 6시 공연에 낮은울타리 가족 7명이 참석했다.
먼저 낮은울타리 가족이 다른 곳에서 이렇게 모인 적이 없기에 기념촬영을 했다.
고2 두 명은 사진에서 빠졌다.
공연직전 광야아트센터 대표 김관영 목사님을 만나 공연후 단원들의 출출한 배를 채워줄 애프터 단팥빵을 선물했다.
부산성시화본부 사무총장 성창민 목사님의 배려로 5명이 앞자리로 옮겨 갔다.
나와 셋째는 이미 서울에서 몇 번이나 봤기 때문에 맨 뒷자리에 앉아서 관람했다.
둘 다 공황장애가 있어 오히려 맨 뒷자리가 좋았다.
나는 더북을 10번 정도 봤다.
이젠 대사나 노래를 어느 정도 따라할 정도가 됐다.
그럼에도 감동은 새로워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처음보는 부산의 관객들에게는 훨씬 더 강력했을 것이다.
사직야구장의 응원열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부산 사람들이 아니던가.
넘버가 끝날 때와 암전 때마다 서울에서 듣기 힘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아마 복음화율 20%가 넘는 서울과는 달리 5%밖에 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예상했다.
그렇게 관객이 열화같이 호응하면 배우도 함께 상승하기 마련이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공연이기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쏟아 연기하는 것이 느껴졌다.
공연이 마치고 관객들이 다 빠져나갔을 때 낮은울타리 가족들은 떠나지 않고 감동을 나눴다.
“이런 역사가 있는 줄 몰랐어요”
“정말 감동이었어요”
이 때 인사하러 나온 김관영 목사님이 단원들을 무대 위로 부르더니 나와 낮은울타리 가족들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우리를 가운데 앉히고 배우들이 둘러서서 단체사진을 찍어줬다.
내가 서울에서 10번을 볼 때도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대우였다.
순간 김관영 목사님이 엄지 손가락을 내밀며 “낮은울타리 화이팅!”을 선창했다.
모두 엄지척 자세로 ‘낮은울타리 화이팅!’을 외쳤다.
내가 알기론 배우들이 이렇게 무대에서 단체로 누구를 위해 사진을 찍어준 적이 없다.
게다가 공연 후 무대를 철거하고 서울로 이동하여 주일 오전 7시부터 시작하는 예배를 준비해야 함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준 것이다.
이건 전적으로 낮은울타리를 격려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임을 깨닫게 됐다.
감사하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