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하는 기존 신자 부부가 있다.
내가 부산에 내려올 때부터 관심을 표해 주시고 주일예배를 시작하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표한 분이다.
지난 부활절인 4월 17일부터 주일 예배를 시작했다.
기존 신자인 우리 가족이 있긴 하지만 예배의 분위기가 초신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기존 예배 분위기에 익숙한 분들로서는 분명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꾸준히 참석해 주셔서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공존한다.
“혹시 주중에 저하고 성경공부를 하실 수 있으신지요? 주중에 바쁘신 것 같던데요”
“성경공부를 할 수 있으면 저희야 좋죠. 그런데 목사님이 바쁘지 않으세요?”
“두 분이 일하셔서 주중에 시간을 내실 수 없는 줄 알았습니다. 저야 성경공부를 하신다면 대환영입니다”
“저희도 좋습니다”
“혹시 성경 중 공부하고 싶은 책이 있으세요?”
“지혜서를 공부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지혜서를 공부하고 싶은 이유가 있으세요?”
“지혜를 얻고 싶어서요”
“예, 그러면 지혜서 중 무슨 책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도서를 하면 어떠시겠습니까? 잠언은 한 절 한 절 너무 짧은 속담 위주라 저도 드릴 말씀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요”
“좋습니다”
“그냥 커피 마시며 대화한다 생각하시고 편한 마음으로 오십시오”
“성경책은요?”
“모니터를 보면서 할 것이라 성경을 갖고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 때 뵙겠습니다”
첫날 낮은울타리 성경공부방에 나와 부부 두 분이 함께 앉았다.
성경을 갖고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는데 , 남편은 갖고 오지 않았고 부인은 모범생같이 성경을 꺼내 책상 위에 얹어 놓았다.
“이렇게 성경공부한 적이 있으세요?”
“청년 때 대학선교단체에서 공부한 적도 있고, 교회에서 제자훈련같이 공부한 적도 있지만 부부가 같이 성경공부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전도서를 공부하는 건 부부가 합의하신 건가요?”
“아니요” 남편이 대답했다.
“저는 그냥 전해 들었습니다” 부인이 대답했다.
“아니, 두 분이 합의를 하신 줄 알았더니…”
“괜찮습니다. 저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오래만에 성경공부를 한다니 떨리기도 해서 전도서를 다 읽고 왔습니다”
“예습까지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전도서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