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12절부터 16절까지 어떤 단어들이 자주 나오는지 찾아 보시겠어요?”
“지혜와 우매가 자주 나오네요”
“맞습니다. 다섯 절 안에 ‘지혜’와 ‘우매’가 5번씩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이처럼 자주 나오는 표현을 발견하고 그 단어를 중심으로 보면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쉽습니다. 솔로몬은 ‘지혜’와 ‘우매’를 다 봤다고 말합니다. 지혜를 추구하며 많은 저술을 남기기도 했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진리에 도달하려 일부러 어리석음에 머물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무슨 새로운 것을 시도했는지, 무슨 새로운 것을 깨달았는지 스스로 돌아봤을 때 별로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12절 마지막에 ‘이미 행한 지 오래 전의 일을 행할 뿐’이라고 한 것이 그 의미입니다”
“13절과 14절에는 ‘지혜’가 ‘우매’보다 뛰어남을 빛과 어두움에 비유해서 말합니다. 그 정도로 어리석은 것보다 똑똑한 것이 낫다는 겁니다. 사실 세상 살면서 똑똑하면 훨씬 많은 것을 챙기며 누릴 수 있긴 합니다. 솔로몬은 그래서 지혜를 추구했고, 지혜를 뛰어넘는 진리를 추구했습니다. 그런데 늦게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지혜자나 우매자나 당하는 일이 같다는 사실입니다. 14절에 ‘지혜자와 우매자가 당하는 일이 같다’, 15절에 ‘우매자가 당한 것을 지혜자인 나도 당한다’, 16절에 ‘지혜자나 우매자 모두 잊혀진다’,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똑같다’라고 4번이나 반복합니다. 17절에서 이 단락의 결론을 말하죠. 지혜를 추구하고, 진리를 찾기 위해 수고하고, 해 아래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 보기 위해 애쓴 모든 것들이 다 무익하고 헛되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아시겠어요?”
“글쎄요”
“자기가 수고했는데 영원히 누리지 못하는 겁니다. 솔로몬같이 많은 것을 누린 사람은 죽는 게 너무 아쉬운 겁니다. 동양에도 만리장성을 세운 진시황이 불로초를 얻기 위해 만방으로 신하들을 보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오래도록 생생하게 기억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후대 사람들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을 잊듯이 그냥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솔로몬은 그게 너무 아쉽고 속상한 겁니다”
“18절부터 23절에는 어떤 표현이 반복되는 걸로 보이세요?”
“‘해 아래서 한 수고’가 자주 보입니다”
“예, 각 절마다 약간 표현이 다를 뿐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고’만 반복될 뿐아니라 ‘그렇게 수고했는데 나는 다 누리지도 못하고 남 좋은 일만 시켰다’도 그만큼 반복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무언가 새로운 걸 찾고 시도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아쉬워하고 억울해 하는 거죠”
“24절에서 소박하게 말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일하고 벌어서 먹고 마시는 것이 복이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손에서 나온다’고 표현했죠. 시편 128편 1절과 2절을 읽어 보시겠어요?”
시편 128:1-2
1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2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여기서 무엇을 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손이 수고한 대로 먹는 것이라고 하네요”
“예,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복된 삶입니다. 노동은 에덴동산에부터 있었습니다. 에덴동산이라고 놀고 먹지 않았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을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먹고 마시는 거죠. 수고하고 먹고 마시는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우리의 삶의 요소를 보면 다 일하고 먹고 마시는 겁니다. 그런데 타락 이후 하나님이 ‘인간이 수고하더라도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나와서 수고한 만큼 얻지 못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수고한 대로 먹는 것’이 참 좋은 복입니다. 먹고 즐기는 일을 원없이 해본 솔로몬이 소박한 삶이 참된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하루에 10끼를 먹을 순 없으니까요”
“26절에서 하나님은 기뻐하시는 자에게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는데, 이건 무슨 신비한 비밀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삶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자기 욕심을 위해 수고하는 거죠. 그러나 그 사람은 그걸 자신이 수고한 만큼 다 누리지 못하고 죽으니 헛되다는 겁니다. 솔로몬은 영원한 진리에 대한 갈망이 뜨거운 사람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소감이나 질문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전도서가 새롭게 보입니다. 제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책이네요”
“그럼요, 전도서도 하나님을 향한 길을 말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