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절에서 솔로몬은 재물이 그 소유주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14절부터 17절에 걸쳐 세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14절에서 재난을 당하면 재물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없어지기 때문이란 겁니다. 재물을 의지한 사람은 큰 절망에 빠지게 되지요. 자식에게 물려 줄 것이 재물밖에 없는 사람은 자식에게 물려 줄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또한 그 자식은 아비처럼 물질중심의 가치관을 가지게 되어 진정한 가치를 보는 눈이 없을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15절과 16절에 나옵니다.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으니 아무리 수고하여 많이 쌓더라도 얻은 것을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란 겁니다. 세상 살 동안은 든든한 의지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라는 거죠. 누구에게나 불현듯 다가오는 죽음 앞에 재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이유는 17절에 나옵니다.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많은 근심과 질병과 분노가 있다’고 했습니다. 재물이 많은 사람이 조명이 없는 곳에 있을 리가 없죠. ‘어두운 데’는 영적으로 어두워 진정한 가치를 보는 눈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남들보다 많은 재물을 갖고 있으면서도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왜곡된 가치관 속에서 근심과 질병과 분노 속에 산다는 겁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우리도 근심도 있고 분노할 때도 있지만 잠시 지나갈 뿐이고 그 속에서 살지는 않거든요”
“18절부터 20절은 솔로몬의 작은 결론입니다. 18절과 19절은 시적 요소로 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18절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사’, 19절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그에게 주사’, 18절 ‘수고 중에서 낙을 보는 것’, 19절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18절 ‘그의 몫’, 19절 ‘제 몫’, 18절 ‘선하고 아름다움’, 19절 ‘하나님의 선물’이 각각 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임의로 어떤 사람에게는 소박한 재물을, 어떤 사람에게는 많은 재물을 주신다는 겁니다. 자기가 받은 몫으로 각각 수고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이 하나님이 인생에 주신 선물이고 그런 낙을 누리는 것이 아름답고 선하다는 겁니다”
“20절의 ‘그’는 18절과 19절에서 말하는 내용을 깨달은 사람을 말합니다. 이것을 깨달은 사람이 누구지요?”
“솔로몬요”
“예, ‘그’는 솔로몬 자신을 겸손하게 3인칭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자기가 사는 동안 더이상 깊은 근심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하나님을 믿기 때문인가요?”
“맞습니다. 이사야 33장 6절에 보면 ‘하나님을 경외함이 너의 보배’라고 했습니다.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는 보물이 바로 그것입니다. 20절 마지막에 ‘하나님이 그의 마음에 기뻐하는 것으로 응답하신다’고 했는데, 이제까지 이야기한 걸 깨달았다고 고백한 솔로몬이 진심으로 바라고 기뻐하는 그게 뭘까요?”
“영원한 것 같은데요”
“예, 그게 바로 영원하고 변치 않는 가치를 가진 ‘구원’입니다. 솔로몬은 이 세상에서 많은 것을 누렸지만 그것이 헛되고 부질없다는 걸 알았지요. 나이가 많이 들어선 고집장이 늙은이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절대자의 영원한 구원을 바라는 작은 자의 마음을 갖게 되었음을 고백하는 겁니다”
“전도서가 이런 내용이란 게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