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21) – 전 6:8-12

8절부터 12절까지 한 절씩 돌아가며 읽었다.
“8절부터 12절까지 분위기가 어떻게 느껴지세요?”
“1장처럼 헛되다, 무익하다 분위기같이 느껴집니다”
“맞습니다. 절마다 마지막에 그런 표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8절 ‘무슨 유익이 있는가’, 9절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 10절 ‘능히 다툴 수 없느니라’, 11절 ‘무슨 유익이 있으랴’, 12절 ‘누가 알며, 누가 능히 고하리요’가 그런 분위기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먼저 8절을 보면 ‘지혜자’는 ‘가난한 자’와 연결되고, ‘우매자’는 ‘살아있는 자’와 연결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지혜가 있어도 너무 가난해서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지혜가 무슨 유익이 있느냐는 겁니다. 살고 난 다음에 지혜도 필요한 것이지 살지 못하는데 무슨 지혜가 필요하겠습니까?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을 살리는 지혜지요”

“9절에 ‘눈으로 보는 것’은 ‘이미 누리는 것’을 말합니다. ‘마음으로 공상하는 것’은 욕망으로 헤매는 것을 말합니다. 욕망으로 허상을 헤매는 것보다 이미 소유한 것을 알차게 누리는 게 낫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람이 잠시 자신이 누리는 것을 만족하지만 이내 만족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는 거죠. 오히려 욕망으로 허상을 헤매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러니 ‘이미 가진 것을 누리는 게 훨씬 나아’라며 마음을 잡아도 헛된 일이 되고 맙니다”

“10절 안에서 반복되고 있는 단어를 찾아보시겠어요?”
“무엇?”
“그건 2번 나오지만 3번 나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미?”
“맞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놀랐습니다. 자주 나오는 단어를 찾을 때는 소리를 내서 읽는 게 좋습니다. 눈으로만 읽으면 한 가지 방법으로 찾는 것이지만 소리 내어 읽으면 눈과 귀와 입으로 찾는 것이니까요. 눈으로 놓쳤더라도 귀가 찾기도 합니다”
“아, 그렇겠네요. 다음에는 소리 내어 읽으면서 찾아야겠어요”
“존재하는 건 무엇이든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그건 그 사회가 그 존재에 대해 무언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거든요. 사람도 그렇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인생이 무엇인지도 이미 결정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누가 결정했을까요?”
“하나님이요”
“예, 10절 마지막에 ‘강한 자’가 나오는데, 바로 인생을 결정하신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과 시시비비를 가려 인생을 바꿀 수 없다는 겁니다”

“11절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많은 일들’은 ‘하나님이 정하신 틀을 깨려는 시도들’을 가리킵니다. 이게 성공할까요?”
“아니요”
“누구보다 지혜롭고 많은 재물을 가졌던 솔로몬이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봤는데 안되는 걸 이미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시도가 무익하다고 하는 겁니다”

“12절은 아무리 지혜롭고 권세가 많아도 인생에 벌어질 일들을 아는 이가 아무도 없으며, 그걸 미리 알려 주고 방비하도록 할 사람도 아무도 없다는 겁니다. 진시황이 그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자기가 차지한 땅을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죽는 게 아쉬워 불사초와 불로초를 찾았지만 결국 그렇게 순방하다가 객지에서 과로사했지요. 세상의 지식을 다 가진 것 같은 솔로몬도 그랬다는 겁니다. 긴 세월 살며 돌아보니 하나님이 정하신 것을 누구도 알지 못하고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코 앞에 일어날 일도 알지 못하면서 교만하게 행했던 게 부끄럽게 여겨진 거죠. 전도서는 솔로몬의 겸손한 고백입니다”
“이제 정말 그런 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6장은 12절이라 너무 짧은데요”
“염려하지 마세요. 전도서 7장은 29절까지 있어 6장의 거의 3배 분량입니다”
“ㅎㅎ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