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25) – 전 7:23-29

“전도서 7장 23절부터 29절까지는 솔로몬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우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애썼다는 것과 그렇게 해서 깨달은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23절과 25절에서 솔로몬이 무엇을 깨닫고 증명하려 했는지 말합니다. 23절 ‘내가 지혜자가 되리라’, 25절 ‘악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요 어리석은 것이 얼마나 미친 것인 줄 알고자 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학문을 많이 공부한 솔로몬이 궁극적 지혜를 찾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궁극적 지혜를 희구를 하는 것이 본성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찾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 과학문명이 발달한 21세기가 되면 종교가 없어질 것처럼 표현한 소설이나 영화가 많았지만 꿈만 같았던 21세기가 현실이 된 지금 오히려 더 불확실하고 각박해진 사회로 인해 사람들은 영혼과 마음의 갈증이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맞아요”

“솔로몬이 애쓴 흔적을 한번 찾아 보시겠어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이제까지 같이 공부한 방식으로 찾아내셨다.
“23절 ‘내가 이 모든 것을 지혜로 시험하며’, 25절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연구하여’, 27절 ‘낱낱이 살펴 그 이치를 연구하여'”
“잘 찾으셨습니다. 그리고 28절 ‘내 마음이 계속 찾아 보았으나’도 솔로몬이 어쩌다 한두 번 시도하거나, 특정 시기에만 궁구한 게 아니라 늘 관심을 가졌다는 걸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이 ‘로고스’라고 표현한 궁극적 지혜나 원리를 솔로몬이 잘 찾아냈을까요?”
“깨달았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솔로몬이 깨달았다는 건 궁극적 지혜 자체가 아닙니다. 23절과 24절 마지막에서 솔로몬은 ‘지혜가 나를 멀리 하였도다’, ‘누가 능히 통달하랴’라고 해서 자기가 깨닫고 싶은 것을 속시원하게 깨닫지 못한 것을 고백합니다”
“솔로몬이 깨달았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요?”
“솔로몬이 26절에서 ‘내가 알아내었도다’, 27절 ‘이것을 깨달았노라’, 29절 ‘내가 깨달은 것이 오직 이것이라’라고 말했는데, 이건 궁극적 지혜가 아닙니다. 자신의 과오와 인간의 한계를 깨달았다는 겁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추구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사랑과 행복과 평화를 좇아 많은 여인들, 그것도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그 여인들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던 치부를 고백하고, 자신의 지혜와 재력과 힘으로 사랑과 행복과 평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허상이었음을 깨달았다는 겁니다”
“좀 다른 거네요”

“그래서 사람들 중에 이런 한계를 제대로 깨달은 사람이 있는지 살펴 보았지만 28절에서 ‘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찾았고, 여자 중에서는 한 사람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걸 보면 약간 여성을 비하하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문학적 표현으로 봐야 합니다. ‘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몇 퍼센트인가요?”
“0.1%네요”
“0.1%면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거의 없는 거죠”
“솔로몬은 남자나 여자나 이것을 깨달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전도서가 논문이 아니라 시가서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자꾸 잊어 먹네요. 시가서라는 걸 기억해야 되겠어요”

“솔로몬은 궁극적 지혜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 속에서 자신이 깨달은 것을 29절에서 말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이 많은 꾀들을 내었다’는 겁니다. 정직하게 지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처음 사람을 창조하신 본연의 모습을 말합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 안에서 안식과 만족을 얻도록 사람이 지어졌다는 겁니다. 사람이 꾀들을 냈다는 건 사람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하나님 품을 떠나 다른 만족의 방식을 추구했다는 겁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었고, 현대인들은 재물이나 성공을 추구하고 있지요. 요한복음 3장 19절은 이걸 ‘사람이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고 표현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인간을 위해 구원자를 보내신 것이고, 솔로몬은 하나님을 벗어나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인간의 죄성과 그 추구하는 바의 허상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경험한 부끄러운 나락에서의 씁쓸한 깨달음을 후세를 위해 겸손히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도자라고 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