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 안내

중요한 서류를 택배로 보낼 것이 있어 택배회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관련회사로부터 안내 받을 때 택배회사에 낮 12시에 맞춰가야 한다고 했다.
혹시 늦을까봐 일찍 출발했고 도착하고 보니 아직 30분이나 남았다.
30도가 넘는 더위에 그늘도 없는 주차장에서 에어컨을 켜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사무실 앞 차양 그늘에라도 몸을 맡기려고 가까이 가는데 사무실 문이 열렸다.

“혹시 지금 업무하세요?”
“예, 들어오세요”
“30분이나 미리 처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닌데요.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라 그때는 업무를 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안내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항의를 했는데도 그렇게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죠? ’12시부터 점심시간일텐데 밥도 안먹고 왜 그때 오라는 걸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9시부터 6시까지 언제든 와도 상관없는 거죠?”
“예”

그럼 그렇지.
이분들도 다들 먹고 살자고 일하는 분들인데, 공무원이나 은행원처럼 교대로 식사하는 것도 아닐텐데 직장인이 점심시간을 빼면 무슨 낙이란 말인가.

천국 가는 길도 마찬가지일 거다.
성경에는 만백성이 갈 수 있는 시온의 대로(시84:5)를 말하고 있는데, 난데없는 좁고 좁은 길을 만들어 천국 가는 길인 양 안내하는 우를 범하면 안될 것이다.
이건 어리석음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악한 죄이다.
자기도 가지 않고 타인도 가지 못하도록 다른 길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당시 바리새인에게 격렬히 항의하고 저주까지 하셨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을까?
사무실 업무시간 착오는 1시간 기다리면 되지만,
천국 가는 길 착오는 돌이킬 방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