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2020년 12월 부산으로 이사하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다.
부산도 체감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아 몹시 추웠다.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1층 엘리베이터에 누가 타고 있었다.
나는 “잠깐만요”라며 뛰었고, 안에서는 날 기다려줬다.
뛰어들어온 나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후, 우리집 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에는 그냥 여성들인 줄 알았다.
그런데 타고 나서 보니 보통 여성들이 아니었다.
술이 취해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는데 남자 음성인 것이다.
트랜스젠더들이었다.
그 중 한 명이 대화를 중단하자는 듯한 눈치를 보냈다.
그들이 먼저 내렸다.
난 집에 와서 뉴스를 알렸다.
“우리 아파트에 트랜스젠더 합숙소가 있나봐.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봤어”
딸들이 말했다.
“이제 보셨어요? 저희는 이미 몇 번 봤어요”
아이들은 태연하게 반응했다.
10여년 전 태국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트랜스젠더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닌다는 게 기분이 묘했다.
우리집이 이사오며 전입신고처럼 같은 아파트 모든 집에 건넸던 쓰레기 봉투 5장도 받았을 것이다.
그냥 평범한 이웃으로 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