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지난 주였다.
엘리베이터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잔뜩 든 트랜스젠더와 마주쳤다.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그 사람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음성이 남자 음성이 아니었다.
음성만 듣거나 뒷모습만 봤으면 여성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했으나 말을 붙일 분위기가 아니었다.
1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렸는데, 1톤 트럭이 2대 있었다.
이사 차량이라고 하기엔 작고, 전자제품 배달차량이라고 하기엔 짐이 복잡했다.
트랜스젠더 합숙소가 이사를 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것은 보통 집에 있을 법한 가구가 없다는 것이었다.
옷장, 침대, 소파 같은 가구가 보이지 않았다.
침대로 사용했을 것 같은 얇은 매트가 있었고, 나머지는 거의 옷이나 작은 가재도구를 싼 것 같은 짐이었다.
그러니 큰 트럭이나 사다리차가 필요 없었던 것이다.
나는 주차장 한 켠 나무 그늘 아래 세워둔 차 안에서 이사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하나님, 저들과 대화도 나눠 보지 못하고 이렇게 헤어지네요. 저들도 한 인격체이고 나름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이니, 사회의 일원으로서 피하고 도망가듯 살지 않게 해주세요. 저들에게도 어디든 언제든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그들을 그렇게 떠나 보냈다.
트럭은 짐을 싣느라 그대로 있었지만 내가 다른 약속이 있어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