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는 30년 가까이 된 아파트에 있다.
주인이 임대만 해서 베란다 새시가 요즘 보기 드문 알루미늄 새시이다.
평소 센 바닷바람에도 흔들거리는 소리가 크다.
그런데 초강력 태풍이 온다니 적잖이 걱정이 된다.
어쩔 수 없이 태풍대비 비상근무이다.
방충망엔 테이프를 붙여 고정시키고,
새시를 닫을 때 골판지 박스를 끼우고,
새시와 새시 사이에도 골판지를 끼웠다.
이제 실내에서 아무 일이 없기를 기다린다.
오늘밤이 무척 길게 느껴질 것 같다.
첫 유월절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힌남노가 정말 유월(逾越)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