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같은 인생

오늘 오전 건강검진을 했다.
키가 1mm 줄었다.
내가 30대 중반이 된 어느날 선친과 함께 섰을 때 아버지가 작게 느껴져 마음이 짠했던 적이 있다.
안그래도 별로 크지도 않은 키인데, 내가 바로 그 내리막을 간다 생각하니 기분이 쭈글쭈글해졌다.

검진센터에서 쿠폰으로 주는 죽을 대충 먹고 오후에 남산 1호 터널을 지나왔다.
문득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통행료 할인인지 면제인지가 생각났다.
면제차선으로 가서 자동차등록증에 찍힌 도장(뭐였더라, 매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그런 내용인데)을 보여 주며 “하이브리드 차입니다” 했더니 그냥 지나가란다.
자그마치 2000원이나 절약했다.
쭈글쭈글했던 기분이 확 펴졌다.

난 이런 걸로 기분이 쭈글쭈글했다 펴졌다 하는 작은 사람이다.
아차, 갈 때는 2000원 다 낸 것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