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노는 높은 곳 옆으로 가는 걸 무서워한다.
물 마른 효돈천을 가로지르는 길을 가는데 치노가 발걸음을 멈췄다.
좌우에 물이 없고 그냥 시멘트로 만들어진 평탄한 길인데도 무서운가 보다.
그러면 나는 치노를 어떻게 데리고 갈지 이미 작정한 게 있다.
목줄을 질질 끌어 치노를 걷게 하지 않는다.
냉큼 들어 안고 간다.
치노는 몇 배나 높아진 높이에 여전히 무섭겠지만 안전하다.
내가 인생에서 무서운 길을 만났을 때 하나님이 어떻게 하셨는지 되돌아 본다.
안고 가셨는데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