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살리 탐방로 단상(9) – 나무 하나가 서기 위해

겉으로 나무는 기둥처럼 혼자 잘 서있는 것 같다.
우연히 길에 드러난 나무 뿌리를 보게 됐다.
잘고 보잘 것 없는 뿌리가 얽히고 설켜있다.
아마도 땅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더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것이다.
나무가 줄기만으로 서있는 법은 없다.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저 많은 뿌리가 지탱해 주기에 서있는 수 있다.

내 인생도 얼마나 많은 사람과 사건이 얽히고 설켜있을까?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건이 얼마나 더 많을까?
보기 싫은 것도 있지만 그것들이 아니면 지금의 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