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살리 탐방로 단상(12) – 생각의 숲길

원치도 않았고, 예상도 못했고, 이름도 몰랐던 고살리 탐방로를 걸었다.
습하면서도 상쾌한, 육지에서는 맡아보지 못했던 숲의 향내였다.
마치 비밀스런 요정의 세상에 나만 몰래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런 생각하지 않기 위해 걸었던 숲길에서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이 쏟아지던지.
발은 길이 분명하지 않은 생소한 숲길을 걷느라, 생각은 현실과 상상의 세상을 오가느라 더 숨이 찼던 것 같다.

그런데 다시 가고 싶다.
다음엔 어떤 생각이 꼬리를 물까 궁금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