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주일예배

예배를 시작하려는데 막내가 “아빠, 짧게 해주세요” 했다.
내가 막내에게 물었다.
“은수야,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 얼마나 기니?”
“원래 45분인데 요즘은 코로나로 40분만 해요”
“그래, 수업 한 시간이 초등학교는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이야. 영어나 수학을 배워서 내 머리가 그것에 익숙하고 잘 반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도록 하나님이 만드셨어. 그래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도 1시간 정도 필요해. 그래서 예배도 1시간 정도 해야 돼”
막내가 즐겁지는 않지만 수용은 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먼저 성경책 겉표지 안쪽에 있는 사도신경을 의미를 생각하며 읽자고 했는데, 아내가 “사도신경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세요”라고 했다.
아이들은 사도신경을 읽고 외면서도 정작 ‘사도신경’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다.
나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사도라고 하는데, 예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사도들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가르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왕 언급된 김에 “주기도문은 무엇을 말하는지 아니?”라고 묻고, “예수님이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신 기도인데,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문’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가 “다음부터는 질문하지 말아야겠다”라고 해서 내 설명이 길었음을 탓했다.
안그래도 속으로 ‘주기도문 설명은 괜히 덧붙였나?’ 싶었는데.

찬송가는 568장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를 불렀다.
내가 어릴 때 ‘어린이 찬송가’에 있던 곳이다.
물론 더 전에는 ‘괘도’라고 부르던 가장 큰 크기의 두꺼운 종이에 굵은 매직으로 주로 가사만 써서 묶어 괘도걸이에 걸어 놓고(앞뒤로 넘기다가 가장자리가 찢어지기도 했고, 나중에는 그것을 방지하려 가장자리에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나도 주일학교 교사가 되어 참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덕분에 괘도글씨가 많이 늘었다. 군대 가서도 괘도 글씨를 담당할 만큼) 부르기도 했다.
딸들에게 “아빠엄마가 아주 어렸을 때 불렀던 찬송인데, 당시는 교회 외에 그리 놀 것이 많지 않아 여름성경학교를 하면 엄청 많은 아이들이 모였기 때문에 평소 자주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잘 아는 찬송”이라고 말해줬다.

다 부르고 아이들에게 소감을 물어봤다.
“뭔가 좀 촌스러운 느낌”이란다.
역시 아이들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정확하다.
“아빠나 엄마도 주일학교 다닐 땐 좀 그럼 마음으로 불렀는데 나중에 어른이 되어 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가사가 새롭게 다가와서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었어. 아마 너희들도 나중에 그런 일이 있을 거야”

이어 지난 일주일간 감사한 내용과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했다.
나는 ‘낮은울타리’ 홈페이지를 공개한 이후 내가 모르는 사람도 후원을 하는 것을 보면서 물론 고마운 사람들을 통해서 하시는 것이지만 정말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을 공급해 주시는 것을 보게 되어 감사하고, 정말 복음 전하는 일에 더 힘써야 되겠다고 했다.
아내는 최근 몸과 마음으로 건강이 많이 약해진 장모님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큰 딸은 처음엔 별 것 없다고 했다가 지난 주일 전후로 3박4일간 혼자 잘 지낸 것을 감사하다고 했다.
막내는 치과에 갔는데 충치가 없다고 한 게 감사하다고 했다.
막내의 감사에 온 가족이 공감하며 “아멘’했다.

성경은 누가복음 1:18-25을 한 절씩 돌아가며 읽었다.
무슨 뜻인지 의미를 생각하며 천천히 읽었다.

설교는 주일 아침에 미리 녹화한 ‘누가복음 영상강론(2)’를 같이 봤다.
내가 설교한 것을 청자의 입장에서 다시 보는 유익이 있다.

20분 영상시청 후 설교내용 이해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성찬식을 했다.
아이들이 빵과 잔이 너무 크다고 해서, 잔은 크기가 작은 것으로 골랐고 빵은 조금 큰 사이즈의 모닝빵 하나를 4명이 나눠 먹었다.
물론 먼저 성찬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같이 식사하는 새로운 모임이 만드셨고, 사람은 먹는 것에 의해 체질이 변하도록 하나님이 만드셨는데 성도는 예수님을 먹고 마시는 것이므로 예수님을 닮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작은 잔과 하나의 빵 [사진 강신욱]

내가 구약(민 6:24-26)과 신약(고후 13:13)의 축도를 하고 예배를 마쳤다.
1시간 정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