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기간은 1월 25일부터 2월 24일로 공지되었다.
그런데 2월 24일 금요일 오전에도 여전히 ‘점검중’이란 등이 켜져 있었다.
17층을 걸어 내려가며 ‘월요일에나 되겠구나’ 생각했다.
오후 5시쯤 돌아왔는데, 한 달 사이 몸에 익은 대로 계단으로 발걸음이 옮겨져 U턴성 좌회전을 하려는 순간 로비 버튼에 초록색 불이 선명하게 들어온 걸 발견했다.
내 머리를 스친 생각은 ‘정말일까?’였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1층에 있었다.
조심스레 버튼을 눌렀다.
어떤 소음도 없이 부드럽게 문이 열렸다.
영화 속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을 본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됐다.
24층까지 새롭게 배열된 버튼을 봤다.
오른쪽 가장 아래 버튼…
낮은울타리 엘리베이터 버튼의 위치와 똑같아 왠지 친근하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데 고급 호텔의 엘리베이터 느낌이다.
집은 바뀐 게 없는데 갑자기 고급 아파트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그동안의 고생이 잊혀지는 것 같다.
무릎이 조금 시큰거리는 것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