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기독교역사연구소 김양호 소장님이 자료 수집차 마산 창동 소재 중고서점인 영록서점을 방문할 때 동행했다.
오래된 지역의 중고서점으로서 제법 알려진 곳인 것 같았다.
나로서는 도대체 몇 년만의 중고서점 방문인지.
몸으로 툭 부딪히면 넘어갈 것같은 책장에 손때 묻고 먼지 쌓인 책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 보이면 배시시 혼자 웃기도 했다.
몇 권의 책을 샀는데,
다빈치코드 영화를 재밌게 보고, 책은 더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한국판 다빈치코드 같아 보인 ‘최후의 경전’,
외국인의 정서와 표현이라 공감이 될까 염려스럽지만 그래도 현대인의 삶과 고민을 솔직히 표현한 것 같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사실 고 이어령 박사의 책 ‘먹다 듣다 걷다'(두란노 간)와 제목이 비슷해서 고른 면도 있다. 내용은 전혀 비슷하지 않았지만.)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첫 문구가 마음에 든 ‘원불교전서’.
주인이 가격을 부르는데 물정에 눈이 어두운 내가 보기에도 너무 세다.
중고서점의 가격협상의 묘미를 보이려 일부러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하지만 한 푼도 깎지 않고 두 말 않고 계좌송금을 했다.
처음 나눈 몇 마디의 대화에서 목사임을 밝혔고, 요즘 보기드문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작은 격려라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올 때는 쿨한 것 같았는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좀 깎을 것 그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