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마트에 가서 식용유와 참기름 등이 포함된 식료품 종합선물세트 2만원 상당 선물세트 3개를 샀다.
설을 앞두고 우리 아파트 경비 아저씨 두 분과 청소용역원에게 드리기 위함이다.
이제까지는 담임목사이거나 대형교회 부목사이기에 받은 선물을 나눴지만 올해는 그런 게 없으니 따로 구입했다.
선물을 들고 경비 초소에 갔더니 자리가 비어 있었다.
둘러 보니 경비 아저씨가 음식쓰레기 통을 정비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설 앞두고 선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설 선물을 맡기신다고요?”
“아니요, 경비 아저씨께 선물을 드리려고요”
“아이쿠, 뭐 저희들 선물까지 챙겨주시고… 감사합니다”
“같은 선물인데 내일 경비 아저씨와 청소용역원께도 전달해 주십시오”
“예, 0000호시죠?”
“예,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외출할 일이 있어 경비 초소를 지나는데 다른 경비 아저씨가 있길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설 선물 받으셨어요?”
“아, 예, 0000호시죠? 감사합니다”
“예,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 분들도 어린 시절부터 아파트 경비나 청소용역원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이니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연이 있으니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누구나 그럴 수 있다.
하는 일이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아파트 단지가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간혹 그분들을 하대하는 일이 뉴스에 나와 몹시 안타깝다.
사회는 이런저런 사람들이 얽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처럼 보여도 어떻게 얽혀 있는지 내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특히 내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분들을 알았다면 그분들을 귀하게는 여기지 못할지라도 최소한의 존중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