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3박4일간 지낼 짐을 풀고 옷장과 서랍에 옷과 일상용품을 정리하니 자정이 되었다.
다음날 새벽에 전할 설교 원고를 읽고, 첫날 밤 집회를 하며 만나게 된 청중을 고려하여 원고를 조금 다듬기도 했다.
그러고 나니 1시가 넘었다.
고민이 시작됐다.
새벽 집회가 5시에 시작하니 4시에는 일어나야 준비하고 갈 수가 있다.
난 그날 부산에서 오전부터 준비해서 승용차를 몰고 서울까지 왔다.
게다가 고속도로에서 도로공사와 사고차량 때문에 심한 정체도 겪었다.
처음 만나는 분들과의 첫 집회라 2시간 동안 긴장 속에 보냈다.
이런 상태에서 잘못 잠들었다간 알람을 맞추든, 모닝콜을 부탁하든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불안해서 곧 잠이 들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밤을 새기로 했다.
앉아서 다시 설교 원고를 보고, 일찍 옷을 챙겨 입었다.
생각보다 빨리 시간이 흘러 4시가 되었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졸리지도 않았다.
새벽에는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집사님이 찬양인도를 했다.
저녁에는 늦게까지 근무해서 참석하지 못하지만 새벽은 참석하고 출근할 수 있다고 했다.
새벽에도 피아노 반주가 있었다.
찬양인도하는 집사님의 아내였다.
두 사람 사이의 7살 정도된 아들은 의자에 누워 잠을 잤다.
적은 숫자지만 정성을 다해 교회를 섬기고 은혜를 사모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집회를 마치고, 새벽이라 자유롭게 기도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도 개인기도를 했다.
시간이 지나니 약한 현기증이 나려고 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잠을 자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7시쯤 일어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모든 커텐을 짙게 치고, 문에는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표시하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