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가 넘어 잠이 들어서일까?
새벽 알람에 겨우 눈을 뜨고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키지만
금방 정신이 차려지지 않는다.
5년째 반복해서일까?
이제 눈을 뜨면 반사적으로 시편 19:14를 왼다.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밤새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여전히 짙은 구름이 비를 내리고 있어
밤인지 새벽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높은 기온만 생각하고 자기 전 챙겨 놓은 반바지를 입고 나왔더니
낮은울타리로 가는 짧은 시간동안 긴바지만 생각난다.
기도상에 무릎을 꿇는다.
나 혼자이니 굳이 눈을 감지 않는다.
기도하는데 의도하지 않은 감사가 흘러나온다.
하나님이 새벽에 깨워 기도의 자리로 불러 주신 것이 감사하다.
겨우 일어나 비를 맞으며 내 발로 걸어왔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왔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이
결코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당사자만 아는 이 느낌은 다른 사람이 알 수가 없다.
쌍방의 사랑을 당사자 외에 누가 알 것인가?
“도대체 그 사람을 왜 사랑하는데?” 물어봐야
질문자가 수긍할만한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절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거부하지 않고 불렀다.
‘은혜’에 이어 ‘행복’도 불렀다.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사는 삶, 가진 것이 없어도 감사하며 사는 삶…”
구별하여 하나님 앞에 있는 시간,
다른 사람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시간에 은밀하게 보내는 시간이 참 좋다.
믿음과 사랑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