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태어날 때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 찾아왔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죠?”
“요즘처럼 좋은 지도가 있고 네비게이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별을 보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알고 찾아왔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첫째는 지금부터 2천 년전에는 공기가 맑아 별이 아주 잘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요즘같은 하늘에서는 별을 보고 어디를 찾아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둘째는 옛날에는 동방박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결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배를 타는 사람들은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잡았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별을 보고 농사 짓는 시기를 알았습니다. 반짝이는 별을 보면 신기하게만 여기는 지금의 우리와는 조금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건 그러네요. 지금도 시골에 가면 별이 잘 보이니까 옛날에는 훨씬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었겠네요.”
“동방박사들은 지금 이스라엘 땅에서 동쪽의 사람들입니다. 최소 아라비아나 지금 이란 지역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옛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바벨론 제국에 포로로 잡혀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율법도 전리품으로 빼앗겼지요. 옛날 박사들은 기본적으로 점성술을 하는 사람들이고, 당시 여러 문서들을 읽으면서 유대인의 율법과 예언서들도 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세상을 구원할 자를 하나님이 보내주신다는 예언이 나오는 거죠. 이 내용을 알고 있는데, 갑자기 평소에 없던 별이 나타난 겁니다. 요즘으로 하면 혜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만에 갑자기 사라진 유성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동방박사들은 그 별을 따라서 유대인의 땅에 오게 됐고, 그들은 당연히 수도인 예루살렘에 어떤 일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예루살렘의 왕궁으로 찾아갔던 것이죠. 하지만 거기엔 정식 유대 혈통이 아닌 헤롯이라는 엉뚱한 왕이 있었고, 동방박사들은 그냥 물러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경의 예언을 확인하니 ‘베들레헴’이라는 걸 알게 됐고, 다시 작은 동네인 베들레헴에 가서 ‘혹시 태어난 아기가 있느냐?’는 수소문 끝에 예수님을 만난 것이죠. 이런 분위기로 볼 때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을 만난 건 예수님이 태어난 바로 그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소 며칠 뒤의 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목자들과 동방박사가 함께 구유에 있는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는 그림이나 모형은 조금 잘못된 것이죠. 그들은 합석한 적이 없을 테니까요.”
“아… 그런 건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