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에러와 임시방편

화요일(8/22) 오전 낮은울타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던 중 갑자기 맥북이 멈췄다.
음식물을 흘리거나 충격을 준 적이 없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 좀 황당했다.
껐다가 다시 켰을 때 제대로 움직이길래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내 키보드나 패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2019년 초 맥북을 처음 사용한 후 4년 넘도록 한 번도 에러를 경험한 적이 없어 더 당황했던 것 같다.
밤까지 전원을 껐다켰다를 반복했지만 변화가 없었다.

수요일(8/23) 오전 센텀에 있는 애플 서비스센터 개장 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직원에게 보이니 이물질이 들어간 상태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런 적이 없다고 하니 30분 정도 점검해볼텐데 보증기간이 지나 제법 비용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내시경 검사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긴 30분을 보냈다.
30분 후 직원이 나왔는데 일단 배터리에 이상이 있고, 키보드와 패드 모두 이상이 있다고 했다.
보증수리 기간은 지난 지 오래됐고, 프로그램을 돌려서 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것 역시 4년이 지나 어렵다고 했다.
수리방법은 맥북의 특성상 상판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은 80여 만원, 시간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이제 이 맥북은 폐기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외장기기를 이용해서 데스크탑처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분야를 잘 몰라서 더 쉽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외장 키보드와 외장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신 예전처럼 휴대하고 다니기 어려우니까 데스크탑처럼 사용하시라는 겁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따로 사면 되는 건가요?”
“대신 무선이 아니라 유선만 가능합니다.”
“예? 왜요?”
“무선을 하려면 외장기기 설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 키보드가 안먹히니까 로그인 자체를 할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무선을 사용하고 싶으시면 유선 키보드를 먼저 사서 연결한 후에 무선 키보드를 다시 연결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중으로 부담하게 되는군요. 고맙습니다.”
“수리를 하더라도 5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다른 곳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새 제품을 구입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올리지 못한 내용이 많아 당장 사용을 해야 해서 유선 키보드와 유선 마우스를 구입하기로 했다.
바로 마트로 갔는데, 아주 다양한 외장기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무선이라 유선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유선을 찾았는데 키보드는 한 종류밖에 없었다.
두드리는 느낌이 옛날 타자기 같아 나와는 맞지 않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마우스는 무선이 없었다.
아쉬운대로 키보드만 결제하려는데 계산대 바로 옆 매대에 포장도 없는 유선 마우스 하나가 보였다.
그건 진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 해서 바로 구입했다.
키보드 5만원 상당, 마우스 1만 5천원 상당 들었다.
예전엔 유선 마우스 정도는 그냥 끼워주기도 했는데 물가가 너무 오른 것 같다.

낮은울타리에 와서 외장기기를 연결해 봤다.
패스워드가 입력되는 걸 보고 나혼자 희열을 느꼈다.
선이 어지럽게 연결되고 휴대성은 없어졌지만 작동이 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