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예배 성찬의 떡은 매주 다르다.
매주 제과점에서 다른 빵을 사서 준비한다.
지난 주에는 모닝빵을 사서 절반으로 잘랐다.
약간 출출할 수 있는 오후 4시 예배라서 낮은울타리 식구들을 배려한 것도 있고, 성찬을 너무 딱딱하고 침울한 분위기로 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건 참석인원이 아직 10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남은 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랜만에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동네 어르신을 만났다.
지팡이를 짚고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반가움에 뒤로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알아듣지 못하셨다.
옆으로 가서 다시 인사했다.
처음엔 알아듣지 못하고 자기를 지나 먼저 가라는 손짓을 했다.
이내 나를 알아 보고 해외순방 전후 대통령이 비행기 앞에서 하는 손인사를 했다.
앞서 몇 걸음을 가다가 문득 남은 모닝빵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뒤돌아서 “혹시 빵 드십니까?”라며 가방에서 모닝빵을 꺼내 드렸다.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는 눈치였다.
모닝빵을 어르신의 손에 닿도록 더 내밀었다.
어르신이 내 의도를 알아챈 것 같았다.
지팡이를 짚지 않은 왼손으로 빵을 받더니 아주 쉰 음성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셨다.
주름 깊은 얼굴로 환히 웃으면서.
난 순간 예수님의 웃음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