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행복학 개론’ 배경

남서울평촌교회를 담임할 때 청년부를 담당했던 서진교 목사님이 두번째 책을 냈다.
예수님의 사역과 초대교회 이야기를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쓴 책이다.
출간되고 얼마있지 않아 부산에 와서 서명을 한 책을 내밀었다.
책에는 아래 사진의 글이 쓰여 있었다.

‘예수행복학 개론’ 앞표지 안쪽에 쓰여진 서명 [사진 강신욱]

그 내막을 밝히는 글을 서 목사님이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교역자회의 때 담임목사님이 옛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제가 부교역자일 때, 주일에 모든 예배를 다 참여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꼼꼼히 메모하면서 들었어요. 같은 설교인데 들을 때마다 다르게, 깊게 다가오는 게 참 좋았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 2부예배도 들어갔다. 기존에 방송실 엔지니어로 1부예배를 드렸고, 청년부 담당교역자이자 설교자로 3부예배를 드렸다. 들어가지 않던 2부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주일 모든 예배에 다 들어간 것이다. 목사님의 말이 사실이었다. 같은 설교인데 다르게 다가왔다. 남다른 은혜가 임했다. 무엇보다 예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스텝이나 설교자가 아닌, 예배자로 온전히 예배에 집중하니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유진 피터슨이 목회자의 영적탈진으로 주일에 봉사에 치중하느라 예배를 드리지 못함이라고 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았다. 한 시간이라도 봉사자가 아닌, 예배자로 예배하니 마른 심령에 단비가 내렸다.

그때 들었던 설교가 지금도 생생하다. 한 번은 목사님이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설교하셨다. 그때까지 예수님이 베드로를 부르셨으니 당연히 제자가 되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베드로가 제자가 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형제 안드레를 통해 제자로 부름받았음에도 외면했다. 의사도 손 쓸 수 없던 열병을 예수님이 찾아오셔서 고쳐주셨다. 그럼에도 제자가 되지 않았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세 번째로 찾아오셨다. 갈릴리에서 밤새 허탕을 친 베드로에게 만선의 기적을 보여주셨다. 그제야 비로소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목사님의 설교가 내 마음에 심겨졌다. 묵상하다가 예수님의 부활 뒤에 베드로가 다시 주님을 따르는 과정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부르심 받을 때와 똑같았다. 부활한 예수님을 두 번이나 만났지만, 주님을 따르지 않았다.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려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았지만 밤새 허탕을 쳤다. 그때 예수님이 세 번째로 찾아오셨다. 베드로는 다시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갔다.

첫째 부르심과 둘째 부르심은 놀랍도록 일치했다. 세 번째 만남, 갈릴리, 허탕, 만선, 회복의 과정이 똑같았다.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또한 명확했다. 그것을 풀어썼다. 청년들에게 설교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셨다. 세월이 흘러 <예수행복학 개론>이란 책으로 나왔다. 내 마음에 심겨진 목사님의 설교가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목사님의 설교가 아니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영원한 담임 강신욱 목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