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에 대한 책을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서에 관해 물은 적이 있다.
“전도서의 주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전도서를 읽은 소감이 어떠세요?”
“전도서에서 기억하는 말씀이 있으세요?”
“전도서에 대한 인상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혹시 목사님의 설교에서 전도서에 대해 들은 적 있으세요? 뭐라고 하시던가요?”
질문은 나름 다양한 형식으로 해봤지만 대답은 거의 비슷했다.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도다.”
놀라운 것은 목사들도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설교 시간에 목사가 언급하든, 성도들이 대화에서 농담처럼 인용하든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질문을 이어서 해봤다.
“최근 언제 전도서를 읽으셨어요?”
그러고 보니 이 대답도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좀 된 것 같은데요.”
“오래 전에요.”
“학교 다닐 때 읽은 것 같은데…”
최근 전도서를 제대로 읽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전도서가 인격이 있다면 참 서운할 것 같다.
입이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아닌 걸 알텐데. 나도 성경인데 상식적으로라도 허무주의가 주제라는 건 말이 되지 않지 않나요?”
이 참에 전도서 읽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