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vs. 전도서

외국의 경우는 솔직히 모르겠고, 한국 성도 중 자녀에게 전도서를 읽으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다. 
자녀에게 잠언을 읽도록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나도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말씀을 듣고 잠언을 하루에 한 장씩 읽기도 했다. 
잠언은 형식부터 속담처럼 눈에 쏙쏙 들어오고, 내용도 어린이가 읽어도 이해가 될만큼 쉽고 비기독교인에게도 수긍이 될만큼 상식적인 교훈을 담고 있다. 
정말 읽으면 지혜로와지고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더욱이 잠언 스스로가 처음부터 잠언을 읽으면 지혜롭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31장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읽기 딱 좋다. 
30일까지 있는 달에는 마지막 날에 2장 읽는 수고를 하면 된다. 
잠언이 이사야처럼 66장까지 있으면 어쩔 뻔했나? 
잠언은 생긴 것부터 지혜롭게 할 만하다. 

그런데 전도서는 12장밖에 되지 않는다. 
잠언이 31장까지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 중에도 전도서가 12장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제법 많을 것 같다. 
성경 분류상 잠언과 똑같이 지혜서라고 하는데도 아무도 지혜서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야할 어린 자녀들에게 ‘허무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며 좀 음란하다고 여기는 ‘아가’와 함께 ‘금서(禁書)’ 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도 네 명의 자녀들에게 잠언 읽기를 권했으나 전도서 읽기는 권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전도서는 이렇게 잊혀지고, 묻혀지는 성경이 되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