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사정이 있고 쓸모가 있다

막내를 데려다주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고 표면이 고르지 못하다.
중간중간에 물이 고여 있어 지나가면 차에 물이 튀긴 자국이 생겨 세차한 지 하루만에 얼룩이 생긴다.
오늘도 그 길을 지나며 어떻게든 물이 덜 튀게 살살 지나가려는데, 앞을 보니 새들이 내려 앉아 그 물을 마시고 있었다.
가까이 가니 푸드득하고 날아오른다.
나에겐 차에 얼룩을 만드는 더러운 물이었지만 새들에겐 식수원이었던 것이다.
내 눈에 들지 않고, 내 형편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거나 불평하지 말아야 함을 다시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