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일)부터 27일(월)까지 공주 한옥마을에서 합동신학대학원 21회 동기 수련회를 가졌다.
1년에 한 번 정도 이런 시간을 가지는데, 전국에 흩어져 교회 사역을 하는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모든 동기가 참석하면 좋지만 월요일 새벽기도회 한 번을 빼기가 어렵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는 동기가 훨씬 많다.
다들 사역하느라 바빠서 동기들 만날 여유도 찾기 어렵다.
이런 수련회를 통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듣는 시간을 가진다.
다들 주일 오후예배까지 마치고 운전해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내일을 위해 눈을 붙이자고 각 방으로 흩어진 후에도 전등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이는 속일 수 없어 하나둘씩 눈을 붙이는데, 그때 나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바로 심한 코골이들을 대비하는 귀마개이다.
흐뭇한 표정으로 귀마개를 하고 누웠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대책없는 한옥의 난방이었다.
방이 너무 건조해서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지 봤더니 장작을 때는 것이라 조절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코가 바짝 마른 데다가 너무 오랜만에 바닥에서 자는 바람에 불편해서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날인 월요일 오전 9시부터 10시30분가지 ‘대화로 푸는 전도서’ 북토크 시간을 가졌다.
동기들은 바쁜 사역 중에 어떻게 책을 두 권씩이나 냈느냐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들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 입장의 질문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전날 거의 5시간 운전하고 잠까지 설친 때문인지 마치 양쪽 눈두덩이를 맞은 것처럼 다크서클이 깊은 눈으로 북토크를 했다.
임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동기들에게도 책을 한 권씩 보내기로 결정했다.
11시에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유네스코 인정 유적지인 공산성을 한 바퀴 돌았다.
흐리고 싸늘한 날씨였지만 동기들과 산책하는 기쁨을 이기지 못했다.
공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대전IC 이정표를 보고 대전에 살고 있는 이신혜 전도사님이 생각났다.
동행하는 김현강 목사와는 얼마 전에 열린 ‘303비전 성경암송학교 목회자 세미나’에서 만난 적이 있다.
연락을 했더니 마침 시간이 된다고 해서 유명한 대전 성심당 빵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성심당은 늘 그렇듯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빵은 조금만 골랐다.
대화의 주제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12월 1일의 북토크였다.
동기 목사님들과의 북토크가 모의고사같은 역할을 한 것 같다.
북토크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어떤 이야기를 어떤 호흡으로 할지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신혜 전도사님이 내용을 정리해서 준비모임 때 더 자세히 논의하기로 했다.
김현강 목사님을 진해에 내려주고 같이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오는 길에 서울에 치과 교정치료를 받고 내려오는 막내를 부산역에서 데리고 돌아오니 밤 11시였다.
다음날 입안이 헐어 있었다.